엔비디아 오픈AI 1000억 달러 투자, WSJ '보류' 보도로 촉발된 시장 혼란
2026년 2월 4일 현재,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NVIDIA, NVDA)가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급락과 함께 시장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엔비디아의 오픈AI 1000억 달러(약 145조 원) 투자 계획이 보류됐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젠슨 황 CEO의 발언을 거치며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 내부에서는 오픈AI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었으며, 젠슨 황 CEO 역시 최근 몇 개월간 업계 관계자들에게 해당 투자 합의가 "비구속적(non-binding)"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강조해왔다고 합니다. 특히 황 CEO가 오픈AI의 사업 운영 방식에 대한 규율 부족을 지적하고, 구글과 앤트로픽 등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했습니다.
젠슨 황 CEO의 공식 반박과 '라운드별 투자' 시인
WSJ 보도 직후 대만 타이베이를 방문 중이던 젠슨 황 CEO는 기자들과 만나 즉각적인 반박에 나섰습니다. 황 CEO는 "오픈AI에 실망했다거나 투자를 멈췄다는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nonsense)"라고 일축하며, "우리는 오픈AI에 엄청난(huge) 투자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번 투자가 "아마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큰 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현재 진행 중인 오픈AI 투자 라운드에 반드시 참여한다(definitely participate)"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한 것은 황 CEO의 또 다른 발언이었습니다. 그는 "(1000억 달러 투자는) 확약(commitment)이었던 적은 없다"며, "그들이 우리에게 최대 1000억 달러까지 투자해 달라고 초청했고, 우리는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했지만, 자금 조달 라운드별로 한 번에 하나씩(one at a time)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규모가 1000억 달러가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아니요,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닙니다(No, no, nothing like that)"라고 답변해, 당초 알려진 투자 규모보다 축소될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비구속적 계약'의 의미와 시장 파장
'비구속적(non-binding)' 계약이라는 표현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의향서 수준의 합의를 의미합니다. 이는 양측이 투자에 대한 관심과 방향성을 확인했을 뿐, 실제 투자 집행은 향후 협상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합니다. 2025년 9월 발표된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10기가와트(GW) 규모의 엔비디아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했으며, 최대 1000억 달러의 점진적 투자가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첫 1기가와트 배치는 2026년 하반기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클레오 캐피털(Cleo Capital)의 사라 쿤스트(Sarah Kunst) 매니징 디렉터는 "젠슨 황의 발언에서 주목할 점은 '1000억 달러가 될 것'이라는 확실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그는 '크게 투자할 것', '역대 최대 투자가 될 것'이라고만 했는데, 이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Dan Ives) 애널리스트는 황 CEO가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규모를 축소한 배경에는 AI 업체들 간의 '순환적 투자(Circular Financing)'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AI 기업들이 서로 투자하고, 그 투자금으로 다시 AI 칩 등을 구매하는 구조에 대한 시장의 감시가 엄격해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뉴욕증시 엔비디아 주가 2.89% 급락, 시간외 추가 하락
이번 불확실성은 엔비디아 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2월 2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9% 하락한 185.6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장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0.73% 추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같은 날 경쟁사인 AMD, 브로드컴, 공급사인 마이크론 등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엔비디아만 2거래일 연속 하락한 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심화시켰습니다.
| 구분 | 수치 | 비고 |
| 2월 2일 종가 | 185.61달러 | 전일 대비 -2.89% |
| 시간외 거래 | -0.73% | 추가 하락 |
| 2026년 YTD 수익률 | -0.14% | 연초 대비 소폭 하락 |
| 52주 최고가 | 212.19달러 | 2025년 10월 29일 기록 |
| 역대 최고 종가 | 207.03달러 | 2025년 10월 29일 |
2026년 연초 대비 엔비디아 주가는 현재 -0.14%로 소폭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는 동종 업계 내에서 하위 25%에 해당하는 부진한 성적입니다. 최근 12개월 기준 총 수익률은 39.46%를 기록하고 있으나, 2025년 10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 종가 207.03달러에 비해 약 10% 이상 하락한 수준입니다. 39명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엔비디아에 대해 '적극 매수(Strong Buy)' 의견을 유지하며, 12개월 목표주가를 255.82달러로 제시하고 있어 현재가 대비 37%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AI 투자 버블 우려 재점화, 2026년이 분수령
이번 엔비디아-오픈AI 투자 불확실성은 월가에서 다시 한 번 'AI 투자 버블'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막대한 투자 비용 대비 실질적인 수익 창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AI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이 AI 버블론이 현실화하느냐, 아니면 실질적인 수익 창출기로 전환하느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AI 업체들 간의 '순환적 투자' 구조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AI 기업들이 서로 투자를 주고받고, 그 자금으로 다시 GPU 등 AI 인프라를 구매하는 패턴이 지속되면서, 실제 기업 가치 대비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AI의 경우 아직 수익 모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 가치가 1,5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오픈AI의 '탈(脫) 엔비디아' 움직임, 균열의 전조인가
엔비디아와 오픈AI 사이의 갈등설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오픈AI의 '탈 엔비디아' 전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쟁사인 AMD와 대규모 협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MD는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인스팅트(Instinct) MI450 GPU를 앞세워 엔비디아에 정면 대응하고 있으며, 오픈AI와 6기가와트(GW) 규모의 다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첫 1기가와트 배치는 2026년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며, 이는 약 500억 달러(약 72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에 해당합니다.
2025년 6월에는 샘 올트먼(Sam Altman) 오픈AI CEO가 AMD 행사에 직접 참석해 협력을 공식화하기도 했습니다. 리사 수(Lisa Su) AMD CEO는 MI400 시리즈가 오픈AI 엔지니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설계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오픈AI는 2026년부터 자체 AI 칩 제작에 나서며, 브로드컴 및 TSMC와 제휴를 맺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 독점 체제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의 투자로 경쟁사인 AMD와 브로드컴을 키우려는 오픈AI의 행보에 대해 젠슨 황 CEO가 '배신감'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황 CEO가 오픈AI의 사업 접근 방식에 '규율 부족'을 지적했다는 내용이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다만 황 CEO는 "샘(올트먼)과 함께 일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I really love working with Sam)"고 말하며 불화설을 부인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 AI 투자 동향
엔비디아의 투자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주요 빅테크들은 인도를 차세대 AI 인프라 거점으로 삼고 총 675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의 투자 경쟁에 나섰습니다. 구글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에 15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자해 미국 외 최대 AI 허브를 건설할 예정입니다.
| 기업 | 2025년 CAPEX 전망 | 2026년 전망 |
| 구글 | 최대 930억 달러 | 1,140억 달러 이상 전망 |
| 빅테크 인도 투자 | 675억 달러 (합산) | 1,500억 달러 초과 예상 |
구글의 경우 2025년 설비투자(CAPEX) 전망치를 최대 930억 달러(약 134조 원)로 상향했으며, 2026년에는 1,140억 달러(약 164조 원)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도 IT장관 아슈위니 바이시나우는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2026년 말까지 AI 인프라 투자액이 1,500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며, "이미 700억 달러가 확정됐고 앞으로 12개월간 500억~800억 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6년을 AI가 인간과 함께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협업 파트너'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전망하며, 2026년 AI 혁신을 이끌 7대 트렌드를 공개했습니다. 딜로이트 역시 '2026 TMT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6년을 AI 도입의 초점이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에서 '어떻게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운영할 것인가'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처럼 빅테크들의 AI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엔비디아의 신중한 태도는 이러한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AI 칩 시장 경쟁 구도 변화, 엔비디아 독주 시대의 종말
이번 사태는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엔비디아-SK하이닉스 연합과 AMD-삼성전자 연합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엔비디아의 독점 시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한 경쟁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라클 역시 2026년까지 AMD AI 칩 5만 개를 도입하며 엔비디아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AI 칩 트렌드의 핵심은 구글 TPU, AMD, 그리고 중국 기업들의 부상"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도 자사 서비스에 AI 반도체 칩을 직접 제작하며 엔비디아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투자자 주목 포인트
투자자들은 오는 2월 26일 예정된 엔비디아 4분기 실적 발표를 향후 흐름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에서 AI 칩 수요 전망과 함께 오픈AI 투자 관련 추가 언급이 나올 경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하락이 엔비디아 자체의 펀더멘털보다는 AI 투자 심리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최근 H200 AI 칩의 첫 수입을 승인하고,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제공업체 코어위브(CoreWeave)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AI 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긍정적인 뉴스도 존재합니다. 또한 39명의 애널리스트 중 대다수가 여전히 '적극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엔비디아의 성장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AI 버블 논쟁, 오픈AI와의 관계 불확실성, 경쟁사들의 추격 등 여러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픈AI의 '탈 엔비디아' 전략이 본격화되고 AMD, 브로드컴 등 경쟁사들이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도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2026년이 AI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불확실성 속 기회와 위험의 공존
엔비디아의 오픈AI 1000억 달러 투자 불확실성은 AI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 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젠슨 황 CEO가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비구속적 계약'과 '라운드별 투자'를 언급한 것은, 무조건적인 대규모 투자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택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이는 AI 버블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맞물려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빅테크들의 AI 투자 확대,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 그리고 엔비디아의 기술적 우위는 여전히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2월 26일 실적 발표와 함께 오픈AI 투자 진행 상황, AI 칩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투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AI 산업의 미래가 밝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