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영위기,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2026년 1월 현재, 대한민국 유통업계 2위 홈플러스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25년 3월 4일 돌연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지 약 10개월 만에 사상 초유의 임금 체불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홈플러스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 2,0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실적 악화를 겪어왔습니다. 2022년 2월로 끝나는 회계연도부터 2024년 2월까지 3년 연속 1,000억~2,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4년 11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5조 4,620억 원, 부채비율은 무려 1,408%에 달하는 심각한 재무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부터 현재까지의 경과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회생절차 신청 직후 자금 집행이 묶이면서 오뚜기,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삼양식품, 동서식품, LG전자, 삼성전자 등 주요 협력업체들이 잇따라 납품을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러한 납품 중단 사태는 2024년 발생했던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협력업체들이 선제적으로 거래를 중단한 것입니다. 다행히 금융권에서 긴급 자금을 수혈받아 3월 10일부터 대금을 정상 지급할 수 있게 되면서 납품 중단 사태는 일단락되었습니다.
이후 홈플러스는 매각을 통한 회생을 시도했으나, 공개매각이 실패하면서 다시 스토킹호스(선순위 인수예정자)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5년 12월 29일에는 서울회생법원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을 핵심으로 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회생계획안의 주요 내용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주요 내용 |
| 핵심 전략 |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
| 자금 조달 | 회생금융을 통해 약 3,000억 원 조달 추진 |
| 점포 구조조정 | 향후 6년간 최대 41개 부실 점포 폐점 |
| 고용 문제 | 100% 고용 보장 통매각 방안 포기 |
특히 주목할 점은 당초 추진하던 100% 고용 보장 통매각 방안을 포기하고 사업부 분리 매각으로 전환했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임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임직원 월급 체불 사태 발생
홈플러스의 경영위기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바로 임직원 월급 체불 사태입니다. 세금과 공과금보다도 최우선 변제 순위인 급여 재원까지 바닥났다는 것은 회사의 자금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급여 지급 지연 경과를 살펴보면, 2025년 12월 급여는 급여일인 19일에 일부만 우선 지급되고 나머지는 24일에 분할 지급되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 1월에는 임직원 월급 지급을 무기한 유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홈플러스는 1월 14일 임직원 대상 공지를 통해 "1월 월급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안내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월 설 상여금 지급도 불투명하다는 점입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월 7일로 예정된 설 상여금도 지급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원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긴급자금 대출(DIP) 추진 현황
홈플러스는 주주사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한국산업은행에 각각 1,000억 원씩 총 3,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대출(DIP, Debtor In Possession)을 요청했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품 대금과 급여 지급이 모두 어려워 더 이상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1~2주 안에 긴급자금대출(DIP)이 집행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긴다"고 언급할 정도로 상황이 급박합니다.
그러나 3,000억 원 긴급자금 확보마저도 요원한 상황입니다. 채권단과 노조, 각 이해관계자들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노조 간 갈등 심화
홈플러스가 파산(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위기에 놓이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노조 간 갈등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의 약 87%를 대변하는 홈플러스일반노조와 한마음협의회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조건부 동의안을 가결했습니다.
반면, 약 13% 비중의 민주노총 소속 마트노조는 이번 계획안을 '청산형 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트노조가 지속적으로 회사의 회생계획에 반대하면서, 일반노조와 한마음협의회가 이에 반대 성명을 내고 마트노조를 비판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폐점 점포 리스트 총정리
홈플러스의 점포 정리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16년 최대 146개까지 운영되던 점포가 2026년 현재 118개로 줄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점포가 문을 닫을 예정입니다.
◆ 2025년 12월 폐점 점포 (5개)
| 점포명 | 지역 | 폐점일 |
| 가양점 | 서울 | 2025년 12월 28일 |
| 장림점 | 부산 | 2025년 12월 28일 |
| 일산점 | 경기 고양 | 2025년 12월 28일 |
| 원천점 | 경기 수원 | 2025년 12월 28일 |
| 울산북구점 | 울산 | 2025년 12월 28일 |
◆ 2026년 1월 31일 폐점 예정 점포 (5개)
| 점포명 | 지역 |
| 시흥점 | 서울 |
| 계산점 | 인천 |
| 고잔점 | 경기 안산 |
| 신방점 | 충남 천안 |
| 동촌점 | 대구 |
◆ 추가 영업 중단 확정 점포 (7개)
홈플러스는 2026년 1월 14일 직원 대상 경영진 메시지를 통해 "한계상황에 도달한 자금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아래 7개 점포의 영업 중단을 공지했습니다.
| 점포명 | 지역 |
| 문화점 | - |
| 부산감만점 | 부산 |
| 울산남구점 | 울산 |
| 전주완산점 | 전북 전주 |
| 화성동탄점 | 경기 화성 |
| 천안점 | 충남 천안 |
| 조치원점 | 세종 |
◆ 추가 폐점 확정 점포
홈플러스는 인천숭의점과 잠실점의 폐점도 추가로 확정했습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두 점포 모두 임대차 계약 점포로 계약 기간 만료와 영업 적자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폐점 대상 15개 점포의 연간 영업손실은 80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임대료가 700억 원을 차지하는 구조여서 손익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입니다. 향후 2031년까지 총 41개의 점포를 폐점하는 계획이 제출된 상황입니다.

경남지역 자가매장 재산세 체납 및 압류 현황
홈플러스의 재정난은 재산세 체납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남지역 자가매장 4곳인 창원점, 마산점, 진해점, 거제점 모두 2025년 9월부터 2026년 1월 사이 재산세 체납으로 압류된 상황입니다. 재산세 미납 상황이 길어지면 압류된 토지와 건물이 공매로 넘어갈 수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MBK파트너스 경영진 검찰 수사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하여 검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3부는 2025년 12월 10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했습니다. 홈플러스 대표이자 회생절차 관리인을 맡은 김광일 MBK 부회장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MBK파트너스가 대주주인 홈플러스가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조작한 재무제표 등을 근거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홈플러스가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부채를 자본으로 둔갑시키고 보유 자산가치를 과도하게 끌어올려 1조 원 넘는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회생을 신청하기 직전 잔액이 1조 1,000억 원에 달하는 RCPS(상환전환우선주) 상환권의 주체를 변경해 부채가 자본으로 처리된 점이 회계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더불어 채무자회생법상 사기회생 혐의를 적시하며 김병주 MBK 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되었습니다.
MBK파트너스 '먹튀' 논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계획이 알려지면서 MBK파트너스를 향한 '먹튀'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MBK파트너스 측은 10년 동안 배당금과 수익을 직접적으로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상은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회계 전문가인 김경율 회계사는 "MBK는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힘들게 4조 8,000억 원을 번 것에 전국 곳곳의 매장을 팔아 만든 3조 2,000억 원을 덮어서 고스란히 7조 9,000억 원을 빼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15년 매각 당시 테스코에서 인수 후보 측에 홈플러스로부터 1조 6,000억 원의 배당을 받아가는 방안이 추진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피해 규모
홈플러스 사태로 국민연금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에 약 6,0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자는 복리 계산으로 누적되어 투자금 원금 포함 약 1조 1,000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이 회수하지 못한 금액은 약 1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금 6,121억 원 중 절반인 3,131억 원만 회수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는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큰 손실을 안긴 것입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 전망
홈플러스의 법정관리 기한은 2026년 3월 3일입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최대 6개월 연장할 수 있지만, 회사의 자금난을 고려하면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회생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최장 기간까지 회생 절차가 진행될 경우 2026년 9월까지도 회생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현재 홈플러스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과제 | 현황 | 전망 |
| 긴급자금 확보 | 3,000억 원 DIP 요청 중 | 채권단·노조 합의 필요 |
| 노조 합의 | 일반노조 동의, 마트노조 반대 | 갈등 지속 시 회생 불투명 |
| 매각 추진 |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 추진 | 인수 후보자 확보 관건 |
| 법정관리 기한 | 2026년 3월 3일 | 최대 6개월 연장 가능 |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회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긴급자금을 확보하고, 노조 간 갈등을 해소하며, 적극적인 인수 후보자를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유통업계에 미치는 영향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유통업계 전체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업계 2위 대형마트가 회생절차를 밟는다는 것 자체가 유통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탄이기 때문입니다.
이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위기는 다른 유통업체들에게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 매장 비중이 높은 유통업체들의 경우 홈플러스와 유사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홈플러스 폐점으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장보기 불편이 가중되고, 협력업체와 납품업체들도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무리
2026년 1월 현재 홈플러스는 말 그대로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임금 체불, 점포 폐점, 노조 갈등, 검찰 수사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회생의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운명은 앞으로 몇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긴급자금 확보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홈플러스에서 근무하는 약 1만 4,000명의 직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 그리고 홈플러스를 이용해왔던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이번 사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회생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양보와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