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체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접고 엔비디아로 전환 검토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개발해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시스템 '아트리아AI(Atria AI)'의 개발을 중단하고,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로 전면 재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와 자회사 포티투닷(42dot)이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아트리아AI 개발에 대한 전략적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대한 결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트리아AI의 현주소와 기술적 한계
아트리아AI는 현대차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으로 개발해온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시스템은 8개의 카메라와 1개의 레이더로 구성된 '비전 중심'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동일한 센서 구성입니다. 인지, 예측, 계획, 제어를 단일 딥러닝 모델에 통합하는 방식을 지향해왔습니다.
그러나 현대차 AVP본부가 실시한 내부 평가에서 아트리아AI의 기술 수준은 100점 만점에 25점에 그쳤습니다. '웨이모 오픈 데이터셋' 등 글로벌 자율주행 벤치마크 테스트를 기준으로 한 이 평가에서,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90점, 화웨이는 70점, 모빌아이와 중국 모멘타는 각각 50점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입니다.
| 기업 | 자율주행 기술 점수 | 비고 |
| 테슬라 | 90점 | FSD 시스템 |
| 화웨이 | 70점 | 중국 시장 중심 |
| 모빌아이 | 50점 | 인텔 자회사 |
| 모멘타(중국) | 50점 |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
| 현대차 아트리아AI | 25점 | 개발 초기 단계 |
아트리아AI의 점수가 낮은 근본적인 원인은 기술 아키텍처의 한계에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인지(Perception) 요소에만 합성곱 신경망(CNN) 기반 딥러닝을 부분 적용했으며, 판단(Decision)과 제어(Control) 요소는 '룰 베이스(Rule-based)'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룰 베이스 방식은 사전에 설정된 규칙으로만 주행하는 것으로, AI 학습을 토대로 한 첨단 자율주행과는 거리가 있는 기술입니다. 테슬라가 2016년부터 오토파일럿을 상용화하며 10년 가까이 실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해온 반면, 현대차는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한 지 2년 반밖에 되지 않아 데이터 양과 학습 시간에서 큰 격차가 있습니다.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 영입과 전략 전환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 재편은 2026년 1월 13일 발표된 박민우 신임 사장의 영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공석 중이던 첨단차량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에 박민우 엔비디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부사장을 선임했습니다. 만 48세의 박민우 사장은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연소 사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었습니다.

박민우 사장의 경력은 자율주행 업계에서 매우 화려합니다. 그는 2015년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팀의 초기 멤버로 참여해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인 '테슬라 비전'을 최초 설계하고 개발했습니다. 기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카메라 중심의 컴퓨터 비전 기반 인지 구조를 설계하며 자율주행 기술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아키텍처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테슬라 톱 탤런트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최고 기술 인재'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박 사장은 2017년 엔비디아에 시니어 매니저로 입사한 뒤 빠른 속도로 승진을 거듭했습니다. 2019년 디렉터, 2021년 시니어 디렉터, 2023년 부사장으로 2년마다 승진하며 입사 6년 만에 핵심 경영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그는 엔비디아 내에서 젠슨 황 CEO와 직접 소통하는 20~30명의 극소수 임원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인지·융합 머신러닝 파운데이션 팀을 총괄하고 엔드투엔드 자율주행 구조의 '가드레일링' 체계와 '세이프티 스택'으로 불리는 핵심 안전 시스템을 책임졌습니다.
박민우 사장의 영입은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합니다. 그가 9년간 몸담았던 엔비디아의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현대차에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포티투닷 연구진 일부는 이미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 기반으로 연구 과제를 전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비디아 '알파마요' - 차세대 자율주행 AI 플랫폼
엔비디아가 CES 2026에서 공개한 '알파마요(Alpamayo)'는 자율주행 업계의 판도를 바꿀 혁신적인 AI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알파마요를 "생각하고 추론하는 자율주행 AI"로 소개하며, 기존 자율주행 기술이 가진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알파마요의 핵심은 비전·언어·행동(VLA, Vision-Language-Action)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주변 상황을 언어적 개념으로 정의하고, 그 의미를 바탕으로 인과적 추론을 수행해 주행 결정을 내립니다.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정보를 단순히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상황을 해석하고 판단한 뒤 조향·가속·제동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AI 모델이 일관되게 처리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알파마요 1세대 모델은 100억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25개국 2,500개 이상 도시에서 1,727시간 분량의 주행 데이터셋으로 학습되었습니다. 특히 알파마요는 '추론 트레이스(Reasoning Trace)'라는 기능을 통해 AI의 판단 과정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즉, 차량이 '그때 나는 이런 상황을 봤고, 이렇게 판단했고, 그래서 이렇게 행동했다'는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AI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책임 소재 규명에 매우 중요한 기능입니다.
| 구분 | 아트리아AI | 알파마요 |
| 개발사 | 현대차/포티투닷 | 엔비디아 |
| AI 모델 | CNN 기반 (부분 적용) | VLA 모델 (100억 파라미터) |
| 판단/제어 | 룰 베이스 | AI 추론 기반 |
| 학습 데이터 | 개발 2년 반 | 25개국 1,727시간 |
| 추론 기록 | 미지원 | 추론 트레이스 지원 |
| 오픈소스 | 비공개 | 허깅페이스 공개 |
또한 알파마요는 이중 자율주행 스택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시스템이 주변 환경을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할 경우 알파마요가 주행을 담당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완전 검증과 추적이 가능한 기존 규칙 기반 자율주행 스택이 개입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추론 기반 AI의 장점과 기존 안전 중심 시스템의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알파마요는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되어 완성차 업체들이 자유롭게 수정·적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허깅페이스를 통해 소스 코드가 공개되었습니다.
현대차-엔비디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2024년 1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시작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에는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양사는 약 30억 달러(약 4조 4,000억 원)를 공동 투자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센터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CES 2026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했습니다. 지난해 서울에서의 '치킨 회동' 이후 약 3개월 만의 만남으로, 엔비디아가 공개한 새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를 두고 양사의 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됩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알파마요 도입과 관련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가능성은 다 있다. 조만간 전체적인 자율주행 전략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인 '블랙웰(Blackwell)' 5만 장을 2026년부터 순차 도입하고, 국내 데이터센터 등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블랙웰 기반 AI 팩토리를 구축해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혁신을 추진한다는 전략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AI 기반 자율주행 및 신성장 분야에 50조 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투 트랙' 전략 가능성과 아트리아AI 브랜드 유지 논의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전략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뒤처진 자율주행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기술 내재화(자체 개발)를 추진하는 동시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AI 모델을 활용하는 '투 트랙'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회사 내부에서는 '아트리아AI' 브랜드는 유지하되, 내부 파운데이션 모델로 엔비디아의 알파마요를 채택해야 한다는 개편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외부적으로는 현대차 고유의 자율주행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핵심 기술 기반은 엔비디아의 검증된 플랫폼을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최근 포티투닷의 자체 평가에서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보고 아트리아AI를 80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이전 25점 평가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로, 개발 노력이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테슬라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 경쟁과 현대차의 선택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AI칩과 플랫폼을 통해 완전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하며 기술 내재화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웨이모(구글), 화웨이, 바이두 등도 자율주행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엔비디아와의 동맹을 통한 도약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의 알파마요는 이미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신형 CLA에 첫 적용될 예정이며, 재규어 랜드로버, 루시드 모터스, 우버 등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도 알파마요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알파마요를 도입하면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합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 전환은 단순한 기술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결단입니다. 박민우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를 아우르는 물리적 AI 경쟁력을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기업"이라며 "기술과 사람이 함께 다음 세대의 지능형 모빌리티를 이끌고, 세계 혁신의 기준이 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전망 및 분석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전략 재편은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의 영입, 블랙웰 GPU 5만 장 도입, 30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등은 현대차가 엔비디아와의 협력에 얼마나 진지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완성형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혀야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완전한 외부 기술 의존은 장기적으로 기술 종속의 위험을 수반합니다. 따라서 현대차가 아트리아AI 브랜드와 자체 개발 역량을 유지하면서 엔비디아의 알파마요를 기반 기술로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티투닷의 연구 역량과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결합한다면,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 웨이모, 화웨이 등 강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 확보 속도가 관건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이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좁힐 수 있을지, 그리고 자체 기술 역량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가 향후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현대차 위상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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