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협박 고교생에 역대 최고액 7,544만 원 손해배상 청구,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2월 9일, 인천경찰청이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협박 글을 13차례나 올린 고교생 A군(18세)을 상대로 7,544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금액은 2025년 3월 공중협박죄가 신설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로,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허위 폭발물 협박 모방범죄에 대한 경찰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장난이나 호기심에서 비롯된 범행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으며, 허위 협박으로 인한 막대한 행정력 낭비와 시민 불안, 그리고 그에 따른 법적·경제적 책임의 무게를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사건 개요: 인천 대인고 폭발물 협박 사건의 전말
사건의 시작은 2025년 10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천시 서구에 위치한 대인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A군은 이날 오전 7시 52분경 119 안전신고센터 홈페이지에 "오전 11시 대인고에 찾아가서 칼부림하고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소방 당국을 통해 이 내용을 접수한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고, 학교 측은 500여 명의 학생들에 대해 긴급 하교 조치와 함께 임시 휴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A군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연속으로 협박 글이 올라왔고, 학교는 반복적으로 임시 휴업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0월 16일에는 "오늘 폭발물 터진다"라는 협박 글이 추가로 게시되었으며, 10월 21일까지 대인고를 대상으로 한 협박 글은 총 7차례에 달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A군이 자신의 학교뿐만 아니라 경기도 광주와 충남 아산 소재 중·고등학교, 심지어 철도역 등에도 폭발물 설치 협박 글을 게시했다는 점입니다. 수사 결과 A군이 작성한 허위 폭발물 협박 글은 총 13건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경찰 조롱까지 서슴지 않은 A군의 태도
A군의 범행이 더욱 큰 공분을 산 이유는 단순히 협박 글을 올린 데 그치지 않고, 출동한 경찰을 대놓고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A군은 협박 글과 함께 다음과 같은 조롱성 발언을 온라인에 게시했습니다.
| 조롱 발언 | 맥락 |
| "뻘글에 X새들 왜 열심이냐" | 허위 협박에 출동하는 경찰을 비하 |
| "XXX 치느라 수고 많았다" | 경찰의 수색 활동 조롱 |
| "아무고토 못하죠?" | 경찰 수사 능력 비하 |
| "절대 못 잡죠" | 검거 불가능을 자신 |
| "VPN 5번 우회하니 아무것도 못하죠" | IP 추적 회피를 자랑 |
A군은 유료 VPN을 사용해 IP 주소를 수차례 우회하며 범행을 이어갔고, 경찰이 자신을 절대 잡지 못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담수사팀을 편성하여 학교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진행했고, "인터넷을 능숙하게 다루는 학생"이라는 주변 평가를 바탕으로 수사 범위를 좁혀나갔습니다. 결국 A군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노트북을 확보하고, 인근에 버려진 스마트폰까지 찾아내어 2025년 10월 20일 A군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사건을 해결한 수사관들은 대통령 특별 포상을 수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소방 633명, 63시간 투입: 행정력 낭비의 실태
A군의 반복적인 허위 협박으로 인해 투입된 공공 인력과 행정력은 실로 막대했습니다. 인천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동원된 인력과 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입 기관 | 인원 |
| 경찰 | 379명 |
| 소방 | 232명 |
| 군 당국 | 9명 |
| 합계 | 633명 |
이들이 현장에 투입된 총 시간은 63시간 51분에 달합니다. 협박 글이 올라올 때마다 경찰과 소방은 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폭발물 수색 작업을 실시해야 했으며, 군 당국까지 동원되어 전문 폭발물 탐지 작업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12 출동수당, 시간 외 수당, 출장비, 급식비, 동원 차량 유류비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했으며, 이를 합산한 금액이 바로 7,544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액입니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에 그치지 않습니다. 해당 시간 동안 실제 긴급 상황에 대응해야 할 경찰과 소방 인력이 허위 신고에 묶여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다른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학교 측에서는 500여 명의 학생이 수차례 긴급 하교 조치를 당하면서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심각하게 방해받았습니다.
공중협박죄 신설 이후 최대 규모 손해배상 청구의 의미
이번 7,544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는 2025년 3월 18일 시행된 공중협박죄(형법 제116조의2)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기존 사례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 사건 | 손해배상 청구액 |
| 인천 대인고 폭발물 협박 | 7,544만 원 |
| 신세계백화점 폭파 협박 | 1,800만 원 |
| 동덕여대 칼부림 예고 | 350만 원 |
| 노원구 고교 폭탄 설치 협박 | 360만 원 |
| 잠실야구장 테러 예고 | 180만 원 |
대인고 사건의 청구액은 기존 최대 사례였던 신세계백화점 사건 대비 약 4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이처럼 높은 금액이 산정된 배경에는 A군의 협박이 7차례에 걸쳐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대인고뿐 아니라 타 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총 13건의 협박을 저질렀다는 점, 그리고 경찰을 대놓고 조롱하는 악질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경찰청은 2026년 1월 30일 손해배상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청구 금액을 결정한 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형사 처벌만으로는 모방범죄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민사상 경제적 책임까지 엄중하게 묻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폭발물 협박 모방범죄 현황
대인고 사건은 고립된 사례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학교, 백화점, 공항, 놀이공원, 야구장, 공연장 등을 대상으로 한 허위 폭발물 협박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폭발물 신고로 경찰 또는 경찰특공대가 출동한 건수는 943회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간 누적된 395건의 2배 이상에 달합니다. 2025년 8월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테러', '살인', '폭파' 관련 게시글이 336건 올라왔는데, 이는 전월(209건) 대비 61% 증가한 수치입니다.
공중협박죄 시행(2025년 3월 18일) 이후 2025년 8월 말까지 관련 사건은 72건이 접수되었고 48명이 검거되었습니다. 2025년 9월 기준으로는 누적 92건 발생, 64명 검거, 15명 기소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2025년 8월 5일부터 13일까지는 전국 주요 시설에 대한 폭발물 허위 협박이 하루에 한 건꼴로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피해 시설도 다양합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공항, 에버랜드, KSPO DOME, 잠실야구장, 헌법재판소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협박이 잇따랐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크게 증폭되었습니다. 2026년 1월에도 "폭파 협박이 매일같이 터진다"는 상황이 이어지자, 경찰은 별도의 전담팀을 편성하여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공중협박죄란 무엇인가: 처벌 강화의 법적 근거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핵심 법률은 형법 제116조의2 '공중협박죄'입니다. 이 법률은 2023년 신림역·서현역 등에서 발생한 이상 동기 범죄와 온라인 살인 예고 글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신설되었습니다.
| 구분 | 내용 |
| 입법 경과 | 2023년 8월 대검찰청 건의 → 2025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 의결 → 2025년 3월 18일 공포·시행 |
| 기본범(제1항) | 불특정·다수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 →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 |
| 상습범(제2항) | 상습으로 범한 경우 형의 1/2 가중 → 7년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
| 미수범(제3항) | 미수범도 처벌 대상 |
| 추가 적용 혐의 |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형법 제137조) →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
A군에게는 공중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두 가지 혐의가 적용되었습니다. 공중협박죄 도입 이후 첫 판결에서는 벌금 600만 원이 선고된 바 있으나, A군의 경우 13건에 달하는 반복 범행과 악질적 태도를 고려할 때 상습범 가중 처벌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의 '전건 손해배상' 방침 전환: 모방범죄 억제 전략
이번 대인고 사건의 손해배상 청구는 경찰의 대응 전략이 크게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2026년 1월 26일, 박청보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전건 손해배상 청구" 방침을 선언했습니다. 기존에는 대규모 경력이 투입된 사건에만 선별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왔으나, 앞으로는 모든 허위 협박 사건에 예외 없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원칙으로 바뀐 것입니다.
박 청장은 "공중협박죄가 신설되고 엄정 대응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허위 폭파 협박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시민 불안이 크고 경찰력 낭비도 심각해 대응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이미 2025년 10월부터 2026년 1월까지 7건을 심의하여 4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의결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금융치료' 전략은 형사 처벌과 민사 손해배상의 이중 제재를 통해 모방범죄를 억제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부모에게도 법적 책임이 전가될 수 있어, 가정 내에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예방 교육이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손해배상 금액은 소규모 출동 시 약 150만 원에서, 대규모 사건의 경우 수천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구치소에서 뒤늦은 후회: A군의 재판 과정
2026년 2월 5일 인천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A군의 변호인은 "대인고 단독 범행 등에 대해 사실 관계는 인정하나, 공범들과 함께 한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방조범에 해당된다"며 "일부 범행에 대해서는 공범들의 행위는 알았으나 가담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A군은 구치소 수감 후 크게 후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재판에서 A군은 "구치소에 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 그동안 괴롭힘도 당하고 잘못을 깊이 반성했다"면서 "사회로 나갈 수 있다면 공무원분들께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무릎 꿇고 사죄하겠다"고 호소했습니다. 기소 후 10차례 이상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부모도 수십 차례에 걸쳐 탄원서를 내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군의 다음 재판은 2026년 3월 17일 오후 3시, 인천지법 형사9단독(정제민 판사)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의 절실한 필요성
이번 사건은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공중협박죄 검거자 분석에 따르면, 검거된 이들 중 20대가 16명으로 최다를 차지했고, 30대가 8명으로 그 뒤를 이어 20~30대가 전체의 50%를 차지했습니다. 10대 범행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어 청소년층의 법적 인식 부재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범행 동기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죄의식 결여"와 "사회적 불만을 대중의 주목을 끌어 간접적으로 분노 표출하는 방식"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A군 역시 자신의 행위를 '뻘글'로 취급하며 법적 결과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 범죄 예방 교육이 시급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법적 결과에 대한 인식 부재 교정이 필요합니다. A군처럼 온라인에 올리는 글을 단순한 장난으로 여기는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공중협박죄는 최대 5년의 징역형, 상습범의 경우 7년 6개월까지의 징역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둘째, 경제적 책임의 현실을 교육해야 합니다. 7,544만 원의 손해배상은 미성년자 본인은 물론 가정 전체에 심각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앞으로 경찰이 전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만큼, 허위 협박 한 건이 가져올 경제적 결과의 무게를 학생들이 충분히 인식해야 합니다.
셋째, 사이버 범죄 윤리 교육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VPN으로 우회하면 안 잡힌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으나, A군 사건이 보여주듯 경찰의 수사 역량은 이를 충분히 추적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행위도 현실과 동일한 법적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명확히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구금의 현실적 고통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A군이 구치소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뒤늦게 후회한 사례는 범죄의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실제 사례를 교육에 활용하여 청소년들에게 현실적인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이번 대인고 폭발물 협박 사건에 대한 역대 최고액 손해배상 청구는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의 '전건 손해배상 청구' 방침은 형사 처벌만으로는 억제되지 않는 모방범죄에 대해 경제적 제재라는 추가적인 억제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미성년자 범행의 경우 보호자의 경제적 책임까지 따르게 되므로, 가정 차원에서의 예방 교육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처벌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익명성에 기대어 무분별하게 협박 글을 올리는 행위의 근저에는 사회적 불만, 관심 추구, 죄의식 결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벌 강화와 함께 청소년 대상의 체계적인 법 교육, 사이버 윤리 교육, 그리고 심리 상담 인프라 확충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A군의 사례는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구속 수감, 7,500만 원 이상의 손해배상, 전과 기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경고입니다. 온라인에서의 장난이라 생각한 행위가 현실에서 얼마나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이번 사건을 통해 많은 청소년들과 그 가정이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